이 글은 새 들 배 서양음악사 전공 서적에 나오는 내용을 공부하고 기록으로 남겨두기 위해 작성하였습니다.
중세 종교음악 :중세란 단어는 르네상스 시대의 학자들이 서양의 역사를 자신들의 시대까지 포함해서 고대-중세-르네상스의 세 단계로 인식하면서 생겨났다. 그들은 서양 고대문명의 종착점과 자신들 사이에 고대문명의 전통이 단절되었던 시대가 있었다고 보았고 그 시대를 중간 시대, 즉 중세 시대라고 불렀다. 고대문화를 칭송하고 모방하려고 한 15세기의 학자들은 중세에는 고대 전통의 단절로 아무런 진보가 없었던 암흑시대라고 말하며 중세의 열등함을 은연중에 강조하였으나 그러한 해석은 르네상스 학자들이 자신들의 시대와 중세 시대를 대립 관계로 설정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음악에서도 중세는 고대의 전통을 계승하였으며 서양음악의 기초를 확립하는 중요한 시기였다. 중세음악을 말하기 전에 고대 로마와 그리스 음악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고대 그리스의 음악 전통과 계승 1. 피타고라스: 중세인들이 알고 있던 그리스 음악의 악보는 그 수도 극히 적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해독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글로 남겨진 그리스의 음악 이론서를 통해서 고대의 음악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중세인들은 고대음악의 실제가 아니라 이론만을 알게 되었다. 그리스의 음악이론은 서양 예술 음악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며, 특히 음악을 과학적으로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윤리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은 중세인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고대인들은 음악이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보았고 그 힘은 우주의 조화로운 질서가 그대로 이 지구상의 음악에 반영되기 때문에 생겨난다고 믿었다. 이러한 믿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최초의 인물은 피타고라스(기원전 500년경)였다. 피타고라스는 두 음의 음정 관계를 수적 비율로 계산하였는데 전해지는 이야기에 의하면 그는 그 원리를 대장간에서 발견했다고 한다. 어느 날 대장간 옆을 지나가던 피타고라스는 들려오는 망치 소리가 각기 다른 음을 내면서도 서로 조화롭게 울린다는 것을 감지하고 여러 망치의 무게를 달아 보았다. 그 결과 1:2의 비율로 된 두 망치는 옥타브 음정을, 2:3의 비율로 된 두 망치는 완전 5도를, 그리고 3:4의 비율로 된 두 망치는 완전 4도의 음정을 낸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음악에도 우주의 조화로움이 존재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었던 피타고라스에게는 놀라운 발견이었다. 피타고라스와 그의 제자들은 지구와 태양, 그리고 그 사이의 별들이 움직이는 속도가 마치 음악의 음정 비율처럼 되어있다고 생각하였다. 우주와 물리적 현상인 음이 모두 수의 조화로움에 기인한다는 생각은 이후 음악에 대한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접근 방식의 근간이 되었고 대위법과 화성법과 같은 음악 이론의 발달에 기초가 되었다.
피타고라스의 이론을 계승하고 크게 확장한 플라톤은 음악에 관한 수학적 해석을 확대했고 그와 동시에 윤리적 측면을 더욱 강조하였다. 플라톤은 음악에는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이 있다고 믿었으며 음악이 사람의 심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좋은 음악만을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라톤은 심지어 특정 음계는 인간에게 유해하다고 할 정도로 구체적이다. 언뜻 이해하기 힘든 생각이기는 하지만 지금 우리도 나름대로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을 구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플라톤의 생각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간단한 예로 태교 음악을 중요시하는 요즘 세태는 플라톤의 음악관과 별반 차이가 없다.
반면에 플라톤 다음 세대 철학가인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 피타고라스의 음악에 대한 이론과 생각을 이어받으면서 에토스를 특별히 강조했다. 에토스는 관습적인 행동의 반복으로 형성된 사람의 성품을 뜻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음악은 특정 에토스를 모방하는 능력을 지녔으며 이를 듣는 사람은 그 에토스에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그는 플라톤과 마찬가지로 좋은 음악의 교육적 효능을 인정하지만 동시에 나쁜 음악의 쓰임새도 있다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슬픔으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슬픔의 에토스가 담긴 음악을 들려주면 이 음악을 통해 슬픔을 극복한다는 소위 카타르시스의 기능을 인정한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가의 음악관은 서로마제국이 멸망한 476년 직후에 태어난 보이티우스에 의해서 중세로 전해졌다. 보이티우스는 9세기 이후의 중세 때부터 르네상스 중반기까지 가장 널리 사용된 음악 교과서인 '음악의 원리에 대하여'를 통해서 피타고라스와 플라톤을 비롯한 여러 그리스 학자의 음악이론을 정리하였다. 보이티우스는 그의 저서에서 음악을 우주 음악과 인간 음악, 그리고 도구 음악의 세 종류로 구분하였다. '우주 음악'이란 우주의 질서와 자연의 질서 등에서 찾을 수 있는 조화를 말하며, '인간 음악'은 우주적 질서의 원리가 우주의 축소판인 인간에게도 적용되어 인간의 정신과 육체, 또는 몸의 각 부분 간의 조화와 연관이 있다는 뜻에서 사용하였고 '도구 음악'은 기악뿐만 아니라 성악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실제적인 음악으로 우주적 질서의 원리인 수적 비율이 여기에도 작용한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음악은 단순히 음에 의한 청각 예술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수적 비율로 규정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조화를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또 보이티우스는 음악인을 연주가, 작곡가, 이론가로 구분하고 이 중에서 음악의 원리를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연주와 작품을 그 원리에 근거해 비평할 수 있는 이론가를 실제 음악 행위자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
'♬음악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크리스마스 음악의 시작: 기독교 종교음악에 뿌리를 두다 (0) | 2024.12.27 |
---|---|
피아노의 유래와 역사: 현대 음악의 중심이 된 악기 (0) | 2024.12.24 |
현대음악의 대표적인 한국 작곡가와 작품 그리고 국제 음악제 (0) | 2024.12.24 |
현대주의 음악: 20세기의 새로운 음악적 지평 (0) | 2024.12.24 |
낭만주의 음악(Romanticism): 감정과 상상력을 담은 예술 (0) | 2024.12.23 |